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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인터뷰: 현지 상인들의 삶과 지역 경제 이야기

by 썬글썬글 2025. 5. 18.

지역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전통시장은 단순한 물건 거래의 공간을 넘어, 지역의 정서와 삶의 흔적이 담긴 공동체 공간입니다.

오늘은 지역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인터뷰 : 현지 상인들의 삶과 지역 경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지역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인터뷰 : 현지 상인들의 삶과 지역 경제 이야기
지역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인터뷰 : 현지 상인들의 삶과 지역 경제 이야기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의 발달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이곳에도 여전히 하루하루 성실하게 삶을 이어가는 소상공인들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직접 지역 전통시장을 찾아가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역 경제의 맥박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전통시장의 아침 풍경: 정겨움과 분주함이 공존하는 공간

이른 아침, 시장 골목을 따라 들어서자마자 코끝을 간질이는 생선 비린내와 갓 튀긴 튀김의 고소한 향이 뒤섞여 다가옵니다. 좌판을 펴는 손길, 채소를 물에 씻는 소리, “오늘 무 하나에 천 원이야!”라는 외침까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따뜻하고 활기찬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첫 번째로 만난 이는 25년째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김OO(61세) 씨였습니다. 그녀는 이른 새벽 도매시장에 가서 채소를 떼어오고, 매일 새롭게 진열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요즘은 손님이 예전만 못해요. 그래도 찾아오는 단골들이 있어서 하루하루 버틸 수 있지요.”

김 씨는 1990년대에 비해 손님의 수는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이웃 간 정이 살아 있는 전통시장만의 매력 때문에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상인, 떡집을 운영하는 박 OO(68세) 씨는 매일 새벽 4시부터 쌀을 불리고 떡을 찌기 시작합니다.

“기계로 대량 생산하는 떡이랑은 맛이 달라요. 우리 집은 아직도 손으로 다 만들어요. 시장의 자부심이라 해야 하나.”

그의 말처럼, 시장은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서 장인정신이 살아 있는 ‘작은 공방’이자, 고유한 식문화를 지켜가는 터전이기도 합니다.

 

소상공인의 현실: 고된 노동, 불안한 생계, 그리고 묵묵한 책임감

시장 상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매출’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많은 점포가 문을 닫았고, 남은 이들도 하루하루 버티는 심정으로 장사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OO (54세) 씨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사실 하루 매출이 10만 원도 안 될 때도 있어요. 그런데 가게를 닫을 수가 없어요. 여긴 제 인생이니까.”

이 씨는 20대 초반부터 정육점을 운영해 왔고, 이 가게로 자녀 셋을 키우고, 대출도 갚아왔습니다.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면서도 고용보험, 퇴직금, 휴가 같은 건 생각해본 적 없다고 합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은 사회 안전망 바깥에서 ‘자기 책임’으로 살아갑니다. 경제 위기, 물가 상승, 재난 상황이 닥쳐도 피해는 고스란히 본인의 몫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지역민들의 일상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젊은 세대와의 단절 문제도 제기됩니다. 시장이 낡고 불편하다는 인식 때문에 20~30대의 유입이 거의 없는 상황. 이는 곧 미래 세대의 단절, 전통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장에 젊은 피가 필요해요. 장사도 배워야 하고, 이 분위기를 느껴야 하거든요. 다 사라지기 전에.”
– OOO  떡집 사장

 

지역 경제의 중심으로 다시 서기 위한 변화와 희망

그렇다면 전통시장은 정말 쇠퇴만을 향해 가고 있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몇몇 전통시장에서는 지역 자치단체와 협력하여 공간 리모델링, 청년 창업 지원, 온라인 판매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한 시장 내에는 청년 셰프가 운영하는 수제 햄버거 가게도 있었고, SNS를 활용해 주문을 받는 떡집도 있었습니다. 젊은 감각과 전통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중요합니다. 한 상인은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학교나 기업에서 장보는 날을 지정해서 시장에서 장을 보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역 화폐도 있고, 지역이 지역을 도와야 하죠.”

이처럼 전통시장이 지속 가능하려면 단순히 ‘보존’이 아닌, ‘함께 변화하는 방향’이 필요합니다. 소비자들의 관심과 발걸음, 지자체의 실질적 지원, 그리고 상인들의 자부심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전통시장은 다시 지역 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시장, 삶이 숨 쉬는 공간
전통시장을 다녀오며 느낀 가장 큰 인상은 ‘온기’였습니다. 비록 매출은 줄고 골목은 예전만큼 붐비지 않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사람과 사람이 마주보며 살아가는 정이 남아 있었습니다. 소상공인 한 명, 한 명의 얼굴에는 고단함과 동시에 자부심이 묻어나 있었습니다.

시장 구석구석을 걷다 보면 깨닫게 됩니다. 이곳은 단순한 상거래의 공간이 아니라, 세대와 세대가 연결되고, 지역의 삶이 이어지는 ‘문화의 현장’이라는 것을.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이 전통시장을 잊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소상공인들의 이야기에 더 많은 이들이 귀 기울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