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는 삶, 생명을 존중하는 소비, 그리고 나를 위한 건강한 선택. 이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비건(vegan)’과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라는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저 역시 작은 계기로 이 두 가지 삶의 방식에 눈을 뜨게 되었고, 실천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막연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이 여정은 사실 ‘완벽함’보다는 ‘작은 시작’에서 출발하는 것임을 직접 경험하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비건과 제로웨이스트 생활에 처음 입문한 제가 겪은 시행착오, 배운 점, 그리고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실천 팁을 나누고자 합니다.
왜 시작했는가 – 계기와 초반의 혼란
비건과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단순한 유튜브 영상 하나였습니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 공장식 축산의 현실, 그리고 기후 위기와 같은 문제들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던 그 영상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나 하나 바꾼다고 뭐가 달라질까?’라는 회의적인 생각은 ‘나라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자문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바로 채식과 쓰레기 제로 생활을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너무 막막했습니다. ‘비건’이라고 하면 갑자기 고기, 유제품, 달걀을 모두 끊어야 할 것 같았고,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를 아예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처럼 느껴졌습니다. 마트에 가도 플라스틱 포장이 없는 제품은 거의 없고, 외식 메뉴에서 비건 옵션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이 시기에 가장 힘들었던 건 ‘모든 걸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이었습니다. 스스로를 너무 조였고, 조금이라도 실패하면 자책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들으면서 마음이 조금씩 편해졌습니다. 이 라이프스타일은 ‘완벽한 실천’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변화’가 핵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초보자의 작은 실천 – 나만의 방식 찾기
본격적인 변화는 아주 작은 선택에서 시작됐습니다. 완전한 비건이나 완벽한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한 가지씩 바꾸기 시작한 것이죠.
식생활부터 조금씩:
처음에는 일주일에 하루, ‘미트리스 먼데이(Meatless Monday)’를 실천했습니다. 고기를 먹지 않는 월요일을 보내다 보니, 다른 날도 점점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게 되더군요.
이후 유제품을 식물성 우유로 바꾸고, 계란 대신 아보카도나 두부로 대체해 보는 실험도 해봤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식재료에 대한 인식이었습니다. “이건 비건인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되면서 식품 성분표를 더 꼼꼼히 보게 되었고, 내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시작은 ‘줄이기’부터:
텀블러를 들고 다니기, 장바구니 사용하기는 비교적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마트 대신 제로웨이스트 샵을 찾아 다니며 낱개 구매도 시도해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새로 사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에코백, 유리병, 천연 수세미 등도 처음엔 새로 샀지만, 나중엔 기존 물건을 재활용하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실천 팁 요약:
- 무리한 목표 설정은 금물 – 하루 한 끼 채식, 일주일에 한 번 장바구니 사용 등 작은 실천부터.
- 정보는 꾸준히 수집 – 비건 레시피, 제로웨이스트 브랜드, 대체 제품 등에 대한 정보를 모아두면 훨씬 실천이 쉬워집니다.
- 실패해도 괜찮다 – 고기 한 번 먹었다고, 플라스틱 컵 한 번 썼다고 좌절하지 않기. 유연함도 지속의 힘입니다.
마음가짐의 변화 – 가치 중심의 삶으로
이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었습니다. 예전엔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얼마나 저렴한가’, ‘얼마나 편리한가’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이 제품이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가’, ‘내 소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비건과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히 ‘무엇을 먹고, 무엇을 쓰는가’의 문제를 넘어,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살 것인가를 묻는 생활 철학입니다. 이를 통해 나는 더 많은 것에 ‘감사’하게 되었고, 덜 소비하는 대신 ‘더 만족하는 삶’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외식 자리에서 메뉴 선택의 제약, 주변의 이해 부족, 실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죄책감 등.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선택한 이유는 나 자신과 지구,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다짐:
- 더 많은 사람들과 이 여정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것이기도 합니다.
- 비건과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편견을 깨고,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정보를 나누고 싶습니다.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나부터 실천으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비건과 제로웨이스트는 어느 날 갑자기 완벽하게 실천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작은 선택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당장 텀블러 하나 챙기는 것, 하루 한 끼 채식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의식 있는 선택’이고, 그 시작은 여러분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는 바로 이 순간일지 모릅니다.
함께 해보지 않으실래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 같이 조금씩 바꿔나가 봐요.